벚꽃 (사쿠라)
우리나라에서 봄을 알리는 전령사는 무엇일까? 꽃으로 치자면 개나리이리라. 강산을 노랗게 수놓으며 계절의 서곡을 연주하는 꽃 그래서 한국의 봄은 노란색이다.
일본의 봄 색깔은 하얗다. 4월 1일부터 시작되는 새 회계연도와 신학기의 모습이 우선 그렇다. 신입생들이 차려입은 교복의 하얀 칼라, 신입 사원들의 하얀 와이셔츠... 한가지가 더 있다. 은은한 핑크빛 바탕에 세상을 하얗게 물들이는 꽃의 잔치, 사쿠라가 흐드러지게 피는 것이다.
그 때문인지 어떤이는 사쿠라를 일본의 국화(國花)로 착각한다. 하지만 일본에는 국화(國花)가 따로 없다. 사쿠라는 일본인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일본인의 꽃'일 따름이다. 그 대신 왕실의 꽃은 있다. 왕실 문양에 두루 쓰이는 상징, 그것은 국화(菊花)다.
사쿠라의 피고 짐에서 일본인들이 전통의 미덕처럼 여겨온 사무라이의 기질을 읽게도 된다. 진퇴가 분명하고, 목숩을 던질 때는 초개처럼 던져야 한다는 사무라이의 룰, 그것이 한꺼번에 활짝 피었다가 또 판꺼번에 미련없이 왕창 져 버리는 사쿠라의 모습에 투영되는 것이다.
사쿠라가 꽃필 무렵이 되면 지역별로 사쿠라 전선의 도래 현황을 살피는 개화도가 언론에 보도된다 오늘, 어느어느 지방에 사쿠라 전선이 도달했다.는 개화 선언은 기상청이 내린다. 도쿄의 경우 야스쿠니 신사 경내에 미리 지정된 세 그루의 표본 벚나무가 있다. 꽃이 필 무렵이면 기상청 직원이 나가 매일 살핀뒤 디데이를 판정하게끔 되어 있다.
사쿠라의 만개와 더불어 펼쳐지는 하나미(꽃놀이) 풍경 역시 명물의 하나다. 그 명소로는 2천 그루가 심어져 있는 신주쿠 교엔과 1천 그루의 우에노 공원이 꼽힌다. 다만 한국의 비원과 같아 개원시간이 통제되는 신주쿠 교엥에 비해 밤새도록 즐길 수 있는 우에노 공원쪽이 훨씬 인기를 끈다.
이래저래 일본인들은 사쿠라에 취하고 술에 취한 채 봄날을 만끽한다.
* 자료출처 *
일본개관 (일본국대사관)
보석상자 일본사정 (일본어뱅크)
문화로 배우는 이야기 일본어 (김용운 - 디자인하우스)
일본,키워드77 이것이 일본이다 (조양욱 - 고려원)
일본인의 생활365일 (시사일본어사)